업계 왕이 될 상인가?

김다희 시인의 꽃보다 사람 (85)


(H스시 이은우 대표)


"20대에 닥치는 대로 일을 해 20억 정도 벌었고 그 돈으로 7개 정도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돈을 벌다보니 하고 싶은 거도 많고 주위에 뽐내고도 싶었고, 남들이 비트코인하기에 따라 했다가 말아먹고 흥청거리다 보니 매출이 떨어지고 망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제가 하면 다 잘되는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말 방황을 많이 했지만 깨달은 게 많았어요. 곰곰이 생각하다 나만이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이 악물고 24시간 새우잠 자며 10개월 만에 전국에 50호점을 일군 'H에서 온 스시' 이은우 대표. 이은우 대표는 올해 31살의 부산진구 거주 청년사업가다.


"아버지께서 보증을 잘못 서 집에 빨간 딱지가 붙고 어머니께서는 돈 벌러 서울로 가셔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았어요. 돈 때문에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돈을 벌려고 노력했습니다."


한번은 돈이 없어 떡볶이를 먹으며 주인이 안볼 때 슬쩍 오뎅을 집어먹었던 때도 있었다. 훗날 돈을 벌기 시작했을 때 갚느라 제일 먼저 찾아갔더니 주인이 다 알았는데 미안해 할까봐 모른척했다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아 자신도 힘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모든 것을 발로 뛰며 혼자 준비해서 이루다 보니 10개월이지만 10년처럼 느껴집니다. 부모님은 저를 보면 좀 넉넉했더라면 더 잘되었을 텐데 하고 늘 우십니다. 힘들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처럼 열심히 살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모르긴 해도 놈팽이처럼 살았을 거 같아요. 저는 직원들에게 화초는 비바람이 불면 바로 죽지만 잡초는 어떻게든 살아남듯이 저를 잡초라고 이야기 합니다. 제 자신을 어떤 힘든 것이 있어도 살아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은우 대표는 어떤 일이든 생각에 그치지 않고 도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여긴다. 생각에만 그치면 아무것도 될 수 없기 때문이며 실패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거라 말한다. 


"신설 매장의 오픈 날은 무조건 가서 직접 전단지를 돌립니다. 한 분 한 분 얼굴 보며 인사도 드리는데 그런 이미지 하나하나가 사소한 것을 바꾸는 거라 여깁니다. 돈 벌려고 시작했으면 목숨 걸고 해야 합니다. 결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해나가든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시련이 올 거라 여긴다며 뿌리 깊은 나무가 항상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듯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스시하면 일본이라 여기는데 호주가 스시 매출이 가장 높습니다. 호주에서 하루에 스시 천만 원어치 못 팔면 바보라 할 만큼 좋아합니다. 점주님들이 다 잘되셨으면 하고 밤낮없이 뛰어다닙니다.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고 저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H스시는 구운 스시인데 날것을 못 드시는 분들도 구우면 드실 수 있고 또 구우면 감칠맛이 더 나지만, 칼작업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일일이 썰어 매장에 배달하는데 소스만 뿌려 나갈 수 있게 간편화시킨 것이다. 이러한 칼작업을 위해 스시브랜드 중에 최초로 공장도 설립한 이은우 대표의 신박한 생각은 이뿐 아니다. 값비싼 승용차에 브랜드를 래핑한 다음 제일 번화한 곳에 주차를 해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면 이마저도 브랜드마케팅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배달 용기도 자체 아이덴티티를 접목해보고자 특허를 내는 등 24시간을 일과 씨름 중이지만 틈틈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도 하고 인생담을 적어 책으로 펴내려 준비 중이며 또 다른 브랜드 런칭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 중이다.


"죽어라 하다보면 그 가운데 엄청난 성장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뭔가 안 될 때는 안 되는 이유가 분명히 있고 성공한 사람은 성공한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창업에서 제일 힘든 부분은 절실함과 열정이라 여깁니다. 힘들수록 마케팅에 치중하고 벤치마킹하고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합니다. 저는 16살부터 단 하루도 쉰 적이 없습니다. 하루 24시간 일한 적도 있을 만큼 절실하게 일했습니다."


요즘 제일 핫한 말 중에도 으뜸은 이정재 배우가 등장한 '관상'이라는 영화의 한 대목을 꼽을 것이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청년사업가 이은우 대표를 만나 이야기하다보니 이 말이 제격인 것 같다. 아마 멀지 않은 날에 이은우 대표가 우리 고장, 나아가 우리나라, 아니 세계적으로 최고가는 사업가로 우뚝 설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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